연방준비위(Federal Reserve)는 현재 실시중인 월 850억달러규모의 채권매입프로그램을 계속 밀어붙이기로 결정했다. 한때 해당 채권매입프로그램을 축소, 종료시켜 나가는 방안을 검토하였으나 이와 같은 입장에서 벗어나 관망세를 유지할 것을 표명한 것이다. 즉 인플레이션이나 고용상황에 따라 채권매입규모를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방향전환은 낮은 인플레이션이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영향으로 연방준비위의 물가안정권인 2%에 훨씬 못미치는 상황인데 이와 같은 저물가상황은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를 계속 밀어붙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저물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현상들 중 하나인데 최근에 들어 이는 더욱 표면화되고 있다. 월요일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소매물가 상승율은 지난 12개월동안 1%에 불과한데 이는 연방준비위의 물가안정목표인 2%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유로지역의 물가도 지난 4월중 1.2%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지난 최근 몇년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써 유럽연방은행의 목표치인 2%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논리적으로 볼 때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하여 돈의 공급을 늘리면 그만큼 돈의 가치는 줄어들게 되므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경기둔화에 따라 수요가 저조할 경우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돈을 풀어도 저물가상황이 나타나게 된다.
최근 몇주동안 인플레이션의 압력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데 오일이나 목화, 설탕등 선물가격들은 모두 1년전에 비해 하락하였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10년만기 국채수익율 역시 1.638%로 하락한 상태이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전세계적으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유로경제가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위축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국등 개발도상국가들의 경제성장도 특별하게 기대되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경제가 기대이하의 수준을 나타낼 경우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이처럼 저물가상황은 경제가 그만큼 잘 굴러가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위의 경우 인플레이션을 2%수준에 가깝게 유지코자 하는데 이는 2%수준정도가 경제성장과 고용을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물가가 이보다 더 높아지거나 낮아질 경우 기업들을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소비자들의 경우 미래를 준비하기 그만큼 어렵게 된다.
현재로써는 저물가상황이 더 심각한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금융위기이후 연방준비위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조치를 통하여 물가와 임금하락, 고용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대처해온 바 있다. 이번의 경우 미국경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순조롭게 이겨나갈 수 있는 자생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올해 하반기에는 경제상황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에는 또다른 이야기이다. 물가는 이번달 소폭상승하고 있으나 올해하반기 또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남부유럽의 경우 경기침체가 심화되어가고 실업이 급등하면서 임금과 물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유로화의 가치는 고평가되어 있는데 환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수요는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약세를 나타내야 할 유로화는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으니 수출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유로경제가 올해 발판을 마련치 못하게 될 경우 물가상승율은 제로퍼센트나 마이너스로 전환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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